쿠팡 흑자 전환, 14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

 

 쿠팡의 2023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2010년 설립된 이후 무려 14년 만에 연간으로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대단한 기록을 세우고 있는 쿠팡의 2023년 실적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흑자 전환한 쿠팡

 쿠팡은 미국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기보고서 및 연간 사업보고서를 뉴욕증권거래소 양식에 맞게 제출하는데요. 2023년 실적을 한번 같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매출은 '23.4분기 $6.6bn (원화 8.8조 원)을 올려, 연간으로 $24.4bn (원화 32.6조 원)을 달성하였습니다. 32조 원이라니 엄청난 숫자인데요. 물론, 이 매출이 온전히 쿠팡이 올린 매출이라기 보단, 비즈니스 구조상 판매자의 상품을 쿠팡이 재고로 보관하고(매입), 이를 구매자가 사갈 때 매출로 인식하기 때문에 매출이 다소 높게 보일 수 있습니다. 아무튼 매출은 2022년보다도 18% 성장한 수치입니다. 매출이 주로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대비 원화가치가 절하된 것을 배제한다면 매출 성장률은 20%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쿠팡 연간 매출 : 2022년 $20.6bn(27.5조 원) → 2023년 $24.4bn(32.6조 원). YoY 18% 성장

 매출총이익(gross profit margin)도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매출총이익이란 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인데, 2023년에 전년대비 31% 증가한 $6.2bn, 8.2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총이익이 매출보다 더 크게 성장한 것은 그만큼 매출원가가 줄었다는 의미죠. 이를 기반으로 쿠팡은 연간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1.4bn으로 한화 1.8조 원입니다. 이게 전부다 이익은 아닙니다. 그동안 쿠팡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자분만큼 나중에 흑자를 냈을 때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 세금 혜택을 제외한 조정된 당기순이익은 $465mn으로 6,218억 원을 기록하였습니다. 작년이 $92mn, 한화 1,230억 적자였으니 그야말로 대박 흑자 전환을 기록하였네요.

쿠팡 연간 매출총이익 : 2022년 $4.7bn(6.3조 원) → 2023년 $6.2bn(8.2조 원)
쿠팡 당기순이익 : 2022년 $92mn(1,230억 원) → 2023년 $1.4bn(1.8조 원)

 

2. 쿠팡 주가

 이렇게 어닝 서프라이즈를 일으킨 쿠팡의 주가 역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아직 미국장이 시작하지 않아서 반영이 안 되었지만, 아래 회색 그래프를 보시면 장외시간에 크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죠. 하지만, 상장가인 35달러와 상장 후 첫 거래일 종가인 49.25달러와 비교한다면 아직 반토막도 회복하지 못한 수준입니다.

3. 파페치 인수와 향후 전망

 고무적인 것은 쿠팡의 활성고객(Active customer) 수가 작년 1,810만 명에서 올해 2,10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쿠팡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죠. 숫자를 하나 더 보면,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 역시 2022년 1,100만 명에서 2023년 1,400만 명으로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비즈니스의 핵심인 만큼 이 숫자를 앞으로도 관심 있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 올 2월 글로벌 명품 판매 플랫폼인 파페치 홀딩스(Farfetch Holdings)를 약 5억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사실 아직 명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명품샵에서 대기하여 실물을 보고 구매하는 소비 패턴 자체가 하나의 즐길 거리니까요. 하지만, 운영능력을 입증한 쿠팡이 자사가 보유한 유통 인프라를 가지고 명품 소비 시장까지 접수한다면 기업 가치가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 봅니다. 명품은 마진이 많이 남는 장사니까요.

 처음 쿠팡이 출범할 당시, 소셜커머스라는 신기원을 열고, CJ대한통운이라는 거대한 물류 기업이 버티고 있는 이 조그만 나라에 과감히 택배로써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천문학적인 투자와 인내의 시간이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향후 쿠팡이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 그러면 신세계, 이마트, 롯데 등 우리나라 유통업계는 어떤 형국으로 갈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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